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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2

전공의 일기. 4-2화 하루가 지났다. 환자의 상태는 2주전 입원하기 전 상태보다, 더욱 악화되어 더 이상 투석을 미루면 안되는 시기였다. "당장 오늘부터는 투석을 진행하셔야 하겠습니다. 더 이상 지체하기가 어려워요. 수술은 수술대로 준비를 하고, 투석을 해서 전해질 수치를 맞춰야 합니다." "무슨 투석을 해, 수술이나 해줘" 환자는 여전히 투석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고, 기계장치에 의존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한 듯 보였다. 환자의 칼륨수치(포타슘, K+)는 이미 정상 상한치를 2이상 웃돌고 있었고, 소변량은 하루에 600cc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몸은 점차 붓기 시작했고, 정강이를 살짝 누르면, 압박부위가 다시 부풀어오르지 못하는 pitting edema를 보이고 있었다. 이대로 지속되다가는 심정지나 폐부종으.. 2020. 7. 20.
전공의 일기. 1화 새벽내내 더웠는지 개운치 않게 눈을 떴다. 내 옆에서 나란히 잠을 청하는 아내와 아이 둘 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하루를 시작한다. 밤사이 신나게 뛰어노는 꿈을 꾸었는지, 큰 아이는 머리가 내 발을 향해있었다. 여느때와 같은 나의 아침은 주말과 상관없이 시작됐다.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지하 3층 주차장 기둥 사이에 세워진 까만색 세단에 올라탔다. 오늘은 어떤 팟캐스트를 듣는게 좋을 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월급쟁이 부자들'을 선택했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지하주차장을 나선다. 나의 출근시간은 5시 30분. 간혹 회식을 한다거나, 주말이라면 30분 더 잠을 청하는 호사를 누려보기도 한다. 병원까지는 약 30분 남짓.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2020.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