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그냥 마시면 안될까?
나는 특별한 취미가 없었다. 학교에 다니던 시기에는 유도나 야구 같은 몸으로 하는 활동들을 즐겼지만, 직장에 다니면서부터는 시간도 없고, 몸은 힘들어 취미를 가져 볼 꿈 조차 꾸지 못했다. 취미라는 것이 관심이 있어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 이제는 나의 일상이 견뎌 내야 할 짐이 되었다. 쌓여가는 스트레스에, 정점을 모르고 늘어만 가는 체중, 딱히 일상의 무료함을 견뎌낼 방법을 찾지 못해, 늘어가는 담배. 점점 인생이 피폐해져 감을 느꼈다. '술은 잘 못하는데 퇴근해서 딱 한잔, 맛있는 와인이 먹고싶다.' 나는 술에는 잼병이다. 덩치는 커다랗고, 생긴 건 우락부락한데 이상하게 술에는 약하다. 말술로 마실 것 같이..
2020.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