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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과 와인.

해미가 [강릉 맛집-해산물]

by ASLAN_URO 2020. 10. 19.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강릉의 동료들과 회식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매 3개월마다 만나는 동료이지만, 매번 한달의 짧다면 짧은 파견을 마무리 할 때 마다 아쉬움을 느낀다. 이번 파견이 마무리 되는 날 우리는 조촐한 저녁식사로 아쉬움을 달랬다. 

정통 횟집이라기보다는 셋트 메뉴로 구성된 해산물을 위주로 술 한잔 하기 좋은 곳이다. 가게는 작지만, 내실이 튼튼한 집으로 소개받았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저녁 식사시간은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주차장을 비롯해서 식당 내부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여기저기 시끄럽게 이어지는 대화 소리에는 즐거움이 배어있었고, 활기차게 우리를 맞이하는 종업원의 얼굴은 싫은 내색이 없이 깨끗했다. 종업원은 홀에 비해 비교적 한적한 내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곳의 단점은 인원 수 대로 정확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없다는 것이다. 4인 혹은 2인 기준으로 메뉴가 정해져있어, 6명인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스페셜 매운탕에 물회를 추가했다. 메뉴 구성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런점은 아쉬웠다. 

 

 

주문한 음식은 비교적 동시에 셋팅이 되어졌다. 소면과 물회가 도착했고, 이어 파전과 미역국, 광어회가 나왔다. 

 

광어회는 두툼하게 썰려서 식감을 살렸고, 물회의 육수는 일하며 쌓인 피로를 씻어내기 충분할 정도로 시원했다. 맵달한 육수에 광어회를 함께 입에 넣었을 때, 쫄깃하고 아삭한 식감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막 썬 듯한 광어는 물회로 제공되었을 때 보다는 두께가 얇다. 모양이 제멋대로여서 그렇지 정통 횟집의 광어회보다 기름진 맛이 훨씬 고급지다. 

 

스페셜 매운탕 메뉴에 포함된 수육은 고기는 맛과 식감이 좋았지만, 물회용 초장에 버무려진 양배추는 너무 두꺼워 맛을 해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파전이나 미역국은 특색이 없었다. 미역국은 바닷물에 미역을 넣고 끓인듯한 날 것 그대로의 맛이다. 

이 음식점의 최고는 광어회, 어죽, 매운탕이 아닐까 싶다. 강릉에서 나고자란 동료는 어죽과 매운탕 때문에 이곳을 최고로 친다했다. 어죽은 고소하고, 부드러웠고, 잡내 없이 깔끔했다. 매운탕은 꽉찬 감칠맛으로 혀를 자극했고, 칼칼함이 더해져 야식으로 먹는 끓인 라면보다 더 풍부한 맛을 냈다. 강릉에서 맛 본 매운탕 중 단연 으뜸이었다. 

 

서울로의 복귀를 하루 앞두고 동료들과의 의리를 나눈 자리였다. 서로 계산하겠다며 다투는 동료들을 보며 나는 흐뭇하게 뒷짐을 지고 서서 바라만 보았다.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