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과 와인.13 막국수 혈기 왕성하던 20대 초반, 먹어도 먹어도 배고팠던 때, 친구들과 빈 주머니 털어가며 맛집을 찾아다닌 적 있었다. 서로 하나씩 주변 맛집을 찾아 추천하면 여섯 명이 모여 우르르 몰려가 메뉴판을 눈으로 흘기며, 주머니 사정에 맞춰 최대한 푸짐한 음식을 주문했고, 적당히 근사한 음식들이 눈 앞에 펼쳐지면, 음식에 코를 박고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던 기억이 있다. 우리 모임의 가장 키가 큰 녀석이 군대를 갈 때 였다. 이미 모임의 몇은 국방부 시계나 주야장천 바라보며 전역날을 기다리는 군인 아저씨가 되어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완전한 모임의 모양새를 갖추기는 힘들었지만, 가는 놈 배라도 불려서 보내자라는 마음으로 급하게 모이기로 했었다. "얌마 끌려가기 전에 뭐 먹고 싶냐?" "야, 다른 게 뭔 필요야. 편의점 가.. 2020. 9. 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