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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2

금연. [금연을 결심하고 담배 세 갑을 샀다. 2] "아휴~ 뻐근해. 이선생님 잠깐 한 대 피고 오시겠습니까?" "뭔 이선생님이야. 나가자" 대학 동기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다. 군대를 가서 인생을 배우겠다며 담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친구는 담배의 쓴 맛을 느끼며, 폐부로 퍼지는 뜨거운 기운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알려준다며 온갖 수사를 가져다 붙여 흡연을 아름답게 포장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친구와 연구실을 나와 건물 변두리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녀간 듯, 주변에는 수많은 꽁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한 대 필래? 요즘 새로나온 건데 멘솔이라 시원하고 좋더라고" "줘봐" 이미 이전 회식 때 '뻥'을 친 상태였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전과는 다르게 입에 머금고 있다가 티 나지 않게 조금씩 뱉어냈다. .. 2020. 7. 26.
금연. [금연을 결심하고, 담배 세 갑을 샀다. 1] 벌써 5번째 시도이다. 매번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삼일도 되지 않아 실패했다. 새해 종소리를 들으며 다짐을 해보길 수차례였으나, 담배 연기가 주는 마음의 평온을 핑계삼아 다시 담배를 시작했었다. 새벽 출근 길, 차에서 태우는 담배는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이 누리는 자유였고, 연기를 핑계로 창문을 열고 달리면 그보다 행복할 수 없었다.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끊으라는 아내의 걱정스런 요청도, 흡연이 내게 주는 평안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어젯저녁 아내와 아이 둘이 장난치는 모습을 보았다. 서로를 간지르며 깔깔웃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문득 오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금연하는 것이 오래사는 것을 보장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부터는 해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 2020.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