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아들의 가르침1 다섯살, 아들의 가르침. 너는 누굴 닮아서 그렇게 퍼주길 좋아하니.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리는 얼굴에 장난기와 웃음이 반쯤씩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오늘도 어린이집에서의 활동들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아이들을 통학버스에서 받아 집으로 데려오면, 나의 아이들은 자연스레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화장실로 향한다. 미리 물을 받아 둔 욕조에 몸을 담그기 전 손 씻기를 잊지 않는다. 전례 없는 전염병이 한창 씻기 싫어할 아이들에게도 마수를 뻗친 것 같아 속상하다. 아이들이 욕조에 들어가면 그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나 아내를 쪼아 본다. '엄마, 아빠 뭐 잊은거 없어요?' 나 혹은 아내는 아이들 키가 닿지 않는 높은 찬장의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알록달록한 사탕을 두 개 꺼내어 아이들에게 건넨다. 사탕을 입에 문 남매는 .. 2020. 12.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