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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일기. 4-3화 매일 오전 교수님의 회진 전 환자를 먼저 찾아 밤사이 불편한 점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pre-rounding을 시행한다. 이 시간은 차트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시간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어제 나와의 다툼이 있었던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교수님의 회진 이후 생각을 바꾸어서 투석을 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깔끔한 결정 과정은 아니었다. "잘 주무셨어요? 어젯밤사이 불편한 점은 없으셨어요?" "......" 환자는 오른쪽으로 돌아누운 채 내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내 마음은 왼쪽으로 돌아누운 상태였기에,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병실을 나섰다. 병실 입구를 나서는데, 화장실 쪽에서 걸어오는 환자의 배우자를 만났다. 밤새 걱정으로 심란해진 얼굴을 깨끗이 씻고 나온 것 같았다. ..
전공의 일기. 4-2화 하루가 지났다. 환자의 상태는 2주전 입원하기 전 상태보다, 더욱 악화되어 더 이상 투석을 미루면 안되는 시기였다. "당장 오늘부터는 투석을 진행하셔야 하겠습니다. 더 이상 지체하기가 어려워요. 수술은 수술대로 준비를 하고, 투석을 해서 전해질 수치를 맞춰야 합니다." "무슨 투석을 해, 수술이나 해줘" 환자는 여전히 투석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고, 기계장치에 의존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한 듯 보였다. 환자의 칼륨수치(포타슘, K+)는 이미 정상 상한치를 2이상 웃돌고 있었고, 소변량은 하루에 600cc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몸은 점차 붓기 시작했고, 정강이를 살짝 누르면, 압박부위가 다시 부풀어오르지 못하는 pitting edema를 보이고 있었다. 이대로 지속되다가는 심정지나 폐부종으..
방광내시경 외래 진료를 보는 날이면, 상당히 많은 수의 환자들이 "혈뇨"를 주소로 내원한다. 고령화에 따라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안적 혈뇨(눈으로 보이는 정도의 혈뇨)를 주소로 내원하는 사람들보다는 현미경적 혈뇨(육안적으로는 이상이 없으나, 현미경 검사를 통해 소변 내 적혈구가 확인된 상태)가 확인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혈뇨의 원인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소변이 내려오는 경로에 문제가 있는 경우, 소변을 저장하는 장소에 문제가 있는 경우, 소변이 외부로 배출되는 경로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매우 단순화하여 구분지어 볼 수 있는데, 비뇨의학과에서는 혈뇨를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 대상으로 원인 추정을 위한 다양한 검사들이 진행된다. 가장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헬렌 니어링 헬렌 니어링의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으면서 죽음의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헬렌과 스콧의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먼저 얘기하고 싶다. 이 글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리라 믿는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두 사람의 일상적인 삶과 특이할 만한 사건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헬렌 니어링은 스콧 니어링을 만나기 전까지 지금은 세계의 성인이 된 크리슈나무르티와 연인 관계였다. 부유한 집안에서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며 자라온 헬렌에게 이는 인생의 전반부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 계기였고 이로 인해 모험을 좋아하는 천성을 찾게 된다. 크리슈나무르티는 당시 젊은 인도의 학자였다. 모임에서 헬렌을 만나고 헬렌과 사랑에 빠져 그가 헬렌을 버리기 전까..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왜 고흐가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얼마 전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왜 고흐가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무라카미 류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으로 그가 생각하는 삶, 사랑,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짙은 색채와 농익은 어휘로 그려낸 책이다,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귀를 자른 고흐의 미치광이 같은 행동을 소설의 주인공에게 투영하여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과 격정적인 삶을 표현하려 했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두기는 힘들다. 고흐 역시 뛰어난 색감을 가진 천재적인 작가이지만 자신의 귀를 자르지 않았다면 지금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신만의 공간을 형성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흐는 왜 자신의 귀를 잘라야만 했고 그 ..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송숙희 저 [유노북스], 3화 글쓰기 TIP 이 책을 완독하면 앞에서 소개한 'OREO Map'이 기본이 되어 반복적인 내용이 소개됨을 알 수 있다. 그 만큼 글쓰기에 있어 이러한 방법들이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할 의미를 찾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래에 이 책을 완독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도움요소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5단락 하버드식 에세이 - 하버드식 에세이의 기본은 5단락 구성이다. 도입부, 핵심 메시지, 이유와 근거, 사례, 종결(강조/제안) - 글은 한번에 한가지의 주제를 다루도록 한다. - 논리적 설득력을 갖춘다. - 문장 성분을 갖춘 완성물로 서술한다. - 1,500 자 내외로 쓴다. 뇌가 좋아하는 이야기 - 1. 무슨 이야기야? -> 주장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하면..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송숙희 저 [유노북스], 2화 OREO Map 책의 서문에서는 마치 이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글쓰기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것처럼 안내하고 있었다. '진짜일까?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다면 그동안 글쓰기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왜 있었을까?' 의심 가득히 독서를 시작했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핵심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었다. 재빠르게 목차를 뒤져 보았다. 대부분의 내용이 한 문장에서 파생되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O.R.E.O Map" 이 책의 핵심은 O.R.E.O Map 이었다. 글을 작성할 때는 구조적인 부분을 생각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해당하는 Opinion 이다. 이후 내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그럴듯한 이유. 즉, Reason이 필요하며, 내 주장에 신뢰..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송숙희 저 [유노북스], 1화 책선정 이유 1. 책 선정 이유 나의 관심사는 다양하다. 예를 들면 구글, 첨단제품, 독서, 경제, 의학 등이다. 최근에는 특히 경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이유는 COVID-19가 Pandemic 상황으로 전개되며 가져온 다양한 분야의 변화들 때문이다. 세계의 생산 공장을 자처했던 동남 아시아는 국경을 폐쇄하였고, 미국, 영국 등 내로라 하는 선진국들은 물론, 수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의 확산 방지를 위해 평소에는 찾지 않던 방호복과 마스크, 인공호흡기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학교는 더이상 이전의 모습을 갖추기 힘들었고,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는 대신에 컴퓨터 앞에 앉게되었다.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위해 많은 나라들이 통행제한을 시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소상점의 매출은 급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