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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의학.

방광내시경

by ASLAN_URO 2020. 7. 18.

외래 진료를 보는 날이면, 상당히 많은 수의 환자들이 "혈뇨"를 주소로 내원한다. 고령화에 따라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안적 혈뇨(눈으로 보이는 정도의 혈뇨)를 주소로 내원하는 사람들보다는 현미경적 혈뇨(육안적으로는 이상이 없으나, 현미경 검사를 통해 소변 내 적혈구가 확인된 상태)가 확인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혈뇨의 원인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소변이 내려오는 경로에 문제가 있는 경우, 소변을 저장하는 장소에 문제가 있는 경우, 소변이 외부로 배출되는 경로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매우 단순화하여 구분지어 볼 수 있는데, 비뇨의학과에서는 혈뇨를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 대상으로 원인 추정을 위한 다양한 검사들이 진행된다.

육안적 혈뇨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검사는 소변검사이다. 비뇨의학과에서 시행하는 소변검사는 현미경을 이용하여 뇨의 적혈구를 수치화 하는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종이스틱을 이용하는 간이검사보다는 훨씬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방광암의 CT

 

 

 소변검사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확인이 된다면, 다음으로 시행할 검사는 신장 초음파 혹은 CT scan이다. CT는 우리 몸에 방사선을 투과하여 대략 4~5mm 두께로 여러장의 X-ray 사진을 얻는 방법으로 진행되며, 조영제를 사용하는지 하지 않는지 여부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감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점막의 미세한 변성이나, 4~5mm 보다 작은 병변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육안적 확인을 필요로 하게 된다. 

 

 육안적 확인이란, 내시경 장비를 이용하여 점막에 발생한 미세한 조직의 변성 유무를 의사가 직접 눈으로 보고 이상유무를 판단하는 절차를 말하는데 상당히 정확도가 높다. 물론 육안적 확인을 통해서 100% 질병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혈뇨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뇨검사와 CT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그 원인이 명확치 않은 경우에는 방광과 요도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방광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방광내시경 검사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여, 점막의 이상소견이나, CT에서 확인되지 않은 작은 크기의 종양을 찾아내는데 유용하다. 다만 침습적인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통증이나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방광내시경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경성내시경(Rigid scope)이고, 두 번째는 연성내시경(flexible scope)이다. 

 

[경성 내시경] 

 

[연성 내시경]

 

 경성 내시경 검사는 남성들에게는 특히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요도가 길고, 전립선이라는 장기가 있기 때문인데,  내시경이 막요도 부근을 지날 때 특히 심하게 통증을 일으킨다. 또 방광목이라는 부분이 높이 위치한 환자들이 있는데 이 때에는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숙련된 의사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연성 내시경 검사는 대장 내시경 시 사용되는 카메라보다는 더 얇고, 의사가 카메라 앞부분의 굴곡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있어 사각지대 없이 방광 거의 대부분을 검사 할 수 있으며, 통증이 경성 내시경보다 적다.

정상 방광 점막, 방광내시경 사진
방광암. 방광내시경 사진.

 

정상 방광과 방광암 환자의 방광 사진을 비교해보면, 형태학적인 구분이 뚜렷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방광암은 유두상을 보이며, 마치 버섯과 같은 형태로 보이거나, 방광에 넓게 깔려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방광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을 경우에는 방광을 세척하여 세포를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세포진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암인지 아닌지, 암이라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치료가 가능한지 이다. 방광내시경을 통해 방광암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더라도, 검사를 시행한 의사는 그 결과에 대해 "암 입니다"라고 단정짓지는 못한다. 환자들이 궁금해하듯, 의사도 그 조직이 암 일지가 궁금하다. 때문에 "암 입니다" 보다는 "종괴가 있습니다"라고 표현한다. 의사 역시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의사들은 이 과정을 설명하기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조직검사 결과 나오면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얼버무린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니, 이 글을 보신 분들이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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