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때는, 일상이 사라진 순간일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예정된 시간에, 그곳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흘러갔던 일상이 사라졌다.
기약없이, 크고 작은 말썽들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불쑥 튀어나와 삶을 어지럽힌다.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라는 기대로 보내는 하루는 불안하기만 하다.
매일 아침,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며 시작하던 일상이 그립다.
밤새 지독한 질병과 싸운 환자를 대하며 그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자 했던 내가
이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앞에두고 두려움에 몸서리 치고있다.
있어야 할 곳을 알고 있지만, 존재를 드러내지 못한채 곁눈질만 해야하는 내가 비참하다.
나는 우리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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